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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통역사가 되자/통역학

통역학

by Ziptopia_liniya 2023. 9. 12.

통역학은 통역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학문이다.

통역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통역학은 통역과정이나 통역 참여자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통역상황 관련 연구, 통역결과물에 대한 연구도 있고 이를 응용한 통역기술, 통역교육에 관한 실질적 연구도 있다.

통역학은 번역학과 영역 설정에 있어서 내외부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통역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번역의 영역에 접근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는 통역이론의 많은 부분이 통역학 성립 이전에 이미 학문으로 자리잡은 번역학의 연구에서 도출되거나 이를 응용한 것이기 때문인데, 이러한 현상은 특히 텍스트언어학, 심리언어학, 인지언어학 분양에서 두드러진다.

통역과 번역은 구어와 문어라는 차이는 있으나 텍스트를 그 대상으로 하는 담화 행위라는 점, 또 인간의 주요 인지활동 중 하나인 언어처리를 바탕으로 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늘날에는 통역학과 번역학이 통번역학이라는 하나의 학문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통역학과 밀접한 연계관계를 맺는 학문에는 또 언어학이 있다.

통역은 언어를 도구로 삼는 언어현상의 하나이다 보니 통역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언어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통역학에서는 언어학의 기존 연구결과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 외에도 통역학은 문법론, 통사론 등 순수 언어학을 받아들여 통역언어의 분석 도구로 사용하고 있으며, 심리, 인지, 신경, 사회 언어학 등의 연구결과도 적극 수용하고 있다.

통역학과 언어학의 상호작용이 활발한 분야로 신경언어학을 들 수 있다. 신경언어학층이 통역사의 뇌 연구를 통해 인간 뇌 각부의 기능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면, 통역학 입장에서는 신경언어학과의 접목을 통해 통역사 인지과정으로 보다 객관적으로 고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통역학의 발단은 국제회의통역의 태동, 동시통역의 보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통역이라는 직업이 일반인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이 이 시기이 때문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통역은 국제 외교무대에서는 하급 외교관이 겸임을 하거나 외국어를 아는 이가 임시통역사로 고용되는 경우가 많았고, 무역 등 그 밖의 민간업무에 있어서도 통역은 정식 전문직이라기보다는 임시직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던 것이 20세기 들어 국제교류가 빈번해지고, 특히 세계 1, 2차 대전을 전후로 설립된 각종 국제기구들이 다양한 회으를 개최하면서,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서의 통역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국제회의 전문통역사이다. 이들은 기존 통역사와는 달리, 통역을 주요 업무로 수행했으며, 전문적 지식을 통역하는 만큼, 전문직에 합당한 대우를 받게 되었다.

 

이와 시기를 함께 하여 동시통역의 국제무대에 선을 보였다. 통역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만 이루어지던 동시통역은 20세기 초, IBM에서 동시통역 기기를 개발함에 따라 보편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1919년 파리 평화회의에서 동시통역이 처음으로 사용되었으나, 당시에는 이 통역에 대한 신뢰가 없어 확산되지는 못했다. 이후 1945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의 통역은 동시통역의 실효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통역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제고하여 동시통역이 국제회의의 주요 통역 형태로 자리잡는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동시통역이 국제무대에 보편화 된 것은 UN, NATO등 각종 국제기구가 창설된 1950년대에 이르러서라고 볼 수 있다. 

회의통역사가 새로운 전문직으로 등장하고, 동시통역이라는 새로운 통역형태가 보편화 되면서, 통역이라는 직업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듣고 말하기를 동시에 수행하는 인간 언어능력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도 받게 되었다. 이 시기를 전후해 유럽과 북미의 여러 국가에서 통역교육기관을 설립하였고, 기존 대학에도 통역학과가 신설되기도 하였다.

 

순수 통역학에 있어서 통역학이 독립된 학문으로 자리잡는데에 끝 역할을 담당한 두 기반이론이 있다.

바로 의미통번역론과 일반통번역론이다.

 

의미통번역론이란?

통역을 언어 대 언어의 치환이 아닌, 의미의 전달로 간주한다는 이론이다. 

의미통번역론은 1962년 Seleskovitch가 "회의통역"이라는 논문에서 통역을 제1언어 듣기단계, 의미파악, 제2언어 발화로 이루어진 3단계 과정으로 규정하고 제2단계의 핵심 개념인 "의미"를 중심으로 통역과정으로 설명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는 언어학적 통역연구의 중심에 선 "언어" 자체 대신, 언어가 담고 있는 "의미", 즉 메시지를 연구할 것을 주장하였고, 이를 그의 통역이론의 핵심 명제로 삼았다. 그는 언어시스템에 기반을 둔 등가 찾기는 통번역 실무와 괴리가 있고 통번역의 수준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통역은 등가어를 대치하는 행위가 아니라 담화가 담고 있는 메시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통역 행위를 메시지의 전달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당시 언어학 이론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통역을 설명하기 위한 별도의 이론이 마련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일반통번역론이란?

1970~80년대 스코포스 이론과 통번역 행위론이 등장하면서 언어학에서는 텍스트언어학, 사회언어학과 더불어 화용론이 확대연구 되던 시기에 독일어권에서 생성된 통번역이론이다. 일반통번역론이 근간을 이루는 스코포스 이론과 통번역 행위로는 모두 통번역을 단순한 언어 전달이 아닌 목적을 가진 행위로 바라보는 데에서 출발한다. 이렇든 통번역을 언어전달 이상의 행위로 바라보다 보니 행위가 이루어지는 다양한 언어외적 조건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엇고, 그 결과, 당시 언어전달에 초점이 맞추어졌던 통번역 이론의 관심을 텍슽, 상황, 사회문화에까지 확대시시는 데 기여하게 되었다.

 

 [참고. 스코포스 이론]

  서독 출신의 Vermeer는 1978년 통번역 목적 중심의 이론을 "스코포스 이론>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하여 시작된 이론으로

  스코포스 이론과 일반 통번역론은 통번역을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행위"로 정의한다는 점과 이 행위를 조절하는 요소로 행위의 목적을 꼽고 있는데 유사점이 있다.

 스코포스 이론의 핵심 명제는 통번역 행위는 통번역 상황의 "목적", 즉 "스코포스" (그리스어로 "목적", "목표"라는 의미)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통번역의 결과는 무엇보다 통번역을 행하는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말하자면, 통번역은 출발텍스트를 되도록 그대로 모방하는 행위가 아니라, 출발텍스트가 제공하는 정보를 도착텍스트의 기능에 맞게 옮기고 변형하는 행위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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